대보름 달집에 불을 점화하여 활활 타오르고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은 전국방방곡곡 대형 달집을 지어 달이 뜨는 방향으로 출입구를 만들어 환자나 어린이의 속옷에 이름을 새겨달고 태우면서 절을 하면 부정을 없앤다는 새시풍속이 전해오고 있다. 선남선녀들은 사랑의 언약을 다짐하기도 한다.

전국에서 달집태우기를 제일 크게 하는 부산해운대의 달맞이 행사는 지난 21일 하루 종일 백사장에서 펼쳐졌으며, 관람인파가 10만 명을 넘었다. 부산시민 및 해운대구민, 그리고 국내. 외국인들이 다수 참석해 새해 조그마한 소망기원문을 써서 달집 속 편리한 곳에 붙인다. 한 가닥 작은 소망이나마 달님에게 부치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바다에는 고깃배가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에 나갔다 들어오는 배로부터 갈매기가 줄을 지어 따라온다. 먹이를 뿌려주니 해운대 갈매기는 다 모였다.

날씨가 좋지 않고 바람이 많이 불어 관광객들이 두툼한 외투를 입었어도 모두들 추워서 오들오들 떨고 있다. 그러나 얼굴에는 밝은 미소를 띤다.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요란스럽게 날아가고 백사장에는 신라 51대 진성여왕이 어릴 적 마마(천연두)를 앓아 해운대온천욕을 하고 씻은 듯이 낳았다는 전설을 재현하고 있다.

	신라51대 진성여왕 해운대온천 행차재현.

가장행렬에서 진성여왕이 행차를 하는 데 말을 탄 기마병이 호위를 하고 무희들이 앞뒤에서 보살피며 백사장에 행차재현은 당시의 위세를 짐작하고도 남았다.

백사장중앙에는 달집노래방 노래자랑을 하고 있다. 8명이 선발되어 노래는 관심 없고 한해소원을 온몸과 웃음으로 가진 재주를 유감없이 풀어 놓는다. 흥을 돕기 위해 그룹 소리바다가 한바탕 흔들어주고, 윷놀이, 투호놀이, 닭싸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오후 6시23분에 달이 뜨니 달집에 점화를 했다. 많은 운영자들이 횃불을 들고 달집을 삥 둘러서서 카운트다운을 했다. "5, 4, 3, 2, 1." "점화" 라는 신호에 따라 달집에 불이 붙었고, 불꽃이 하늘로 치솟았다. 사전에 기름을 부었기에 달집은 전체로 번졌다.

이때를 기다려 갈고닦은 해운대 강강수월래단(대표 오학자)이 달빛과 전등 아래서 춤을 춰 보는 이로 하여금 어깨가 절로 들썩거리게 했다.

해운대달맞이언덕에는 전설이 있다. 양반집 도령이 와우산 계곡에 사냥을 나갔다가 미모의 나물캐는 처녀를 만나게 되었고 도령은 처녀에게‘무슨 짐승을 보지 못했습니까?’ 하고 물으니 처녀는 못 보았다고 대답하자. 도령은 아쉬운 듯 지나갔다.

한참 후 어디서인지 송아지가 다가와 처녀에게 "음메"하고 울며 갈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을 처녀가 송아지를 처녀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어제 갔던 계곡으로 송아지를 몰고 갔으나 뒤에 따라오던 송아지는 간곳이 없고 어제 만났던 도령이 나타나 처녀와 해어지면서 정월대보름 달이 뜰 때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말을 탄 기마병이 경호를 하는 모습.

	진성여왕 후미르 따르는 무녀들.

	호위병 들

	달집타는 연기가 바람을 타고 마을로 날아가고 있다.

	농악놀이 하는 여장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